
40 나의 유일한 독자, 너에게 41
조명
사무실의 천장에는 하얀 직사각형 모양의 led 등들이 정확
한 대열을 갖추고 있었다. 불과 몇 주전에, 사람들이 갑작스
레 들이닥쳐 설치하고 간 최신식 조명이었다. 수십 개의 네
모들은 마치 아주 약간의 음영조차 살려둘 생각이 없는 듯,
사무실을 모조리 빛으로 가득 채웠다.
그 허옇디 허연 폭력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
그는 내리쬐는 밝음으로부터 몸을 조금이라도 숨겨줄 그늘
을 찾아 헤맸지만 그런 그늘 따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
다. 옥죄어오는 밝음에 J의 시신경은 강하게 박동질하며 편
두통을 호소했다. 눈을 감아보았지만, 온통 붉게 변한 세상
은 끝없이 그의 정신을 방해했다. 한껏 팽창한 혈관들이 그
의 관자놀이를 불규칙적으로 짓눌렀다.
그는 포근한 어둠이 미치도록 그리웠다. 당장에라도 달려
가 그 칠흑을 마음껏 부비고 껴안고 싶었다. 이 깨질 듯한
편두통을 멈춰줄, 모든 것을 꿰뚫고야마는 이 백광을 덮어
줄 완연한 밤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앞,
그 희망을 향해 그는 있는 힘껏 내달렸다.
빗물에 눌려
어느덧 진흙 속에 침전한다
세상에 수직으로 돌진하는 빗물에
모든 것이 꿰뚫리고 있다
웃음도 활기도 대화도
빗줄기의 엄중한 규칙 속에서
침묵으로 땅에 파묻힌다
그리고 나는 서있다
빗속을 홀로 걷는다는 것은
비가 부수지 못한
단 하나의 숭고한 행위를 하는 것이다
흙탕물에 두 발을 내리박고
우뚝 맞서는 일
그 외로움을 견뎌내는 일
하나의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일
빗물